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가?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Why 책에서 본 것처럼 실험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3~4학년 때는 마크 방송을 하는 유튜버가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는 정의를 지키는 경찰이 되고 싶었다.
중학교 때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화학으로 진로를 생각해 화학공학자가 되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는 게임이 좋아 게임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여러 가지를 해보며 지금은 암호학에 꽂히게 되었다.
나는 왜 공부를 해왔을까?
초등학교 때는 부모님이 시켜서, 중학교 때는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서,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해왔다.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해왔던 시기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수많은 과목과 R&E 연구를 같이 해야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학교 기숙사에 살면서 아침 6시에 일어나 아무도 없는 자습실에 혼자 자습을 하고, 새벽 2시까지 핸드폰 손전등을 이용해 책을 보면서 공부했다. 이 당시 나를 움직인 원동력은 딱히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열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단순한 이유로, 주변의 친구들이 모두 성적 상위권에 열심히 하고, 공부한 만큼 성과를 얻었다는 결과였다.
하지만 고3때 들어서면서 수능 공부를 하며 잘 적응하지 못하면서 공부를 좀 놓은 시기가 있었다. 학교 야자를 째고 오락실로 놀러 다니고, 하루 종일 유튜브만 보면서 하루를 낭비했다. 이후에 수능은 망쳤지만, 고2때 열심히 한 결과가 있어 수시로 포스텍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고3을 기점으로 내가 어떻게 노력해야하는지, 공부해야하는지 방법을 잊어먹었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내가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고2 이후로 단 한번도 노력해본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를 깨기 위해 PS 대회도 나가고, 게임 개발도 해보고, 해킹도 해보고, 알바도 해보고, 밴드 활동도 해보는 등 많은 활동을 해봤지만, 노력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별로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주변 사람들의 흐름에 맞겨 가면서 주어진 일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노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 찾아왔을 때는, 게임, 유튜브로 도피하면서 '나는 안 돼'라며 합리화를 해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 대학원을 가기 위해? 학점을 잘 받고 취업을 하기 위해? 솔직히 말해 학벌주의 사회에서 포스텍 정도의 성과를 얻었으면 적당히 노력하고 적당히 졸업해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삶을 살기에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신을 믿지는 않지만 목적 없이 방황하던 나에게 포스텍이라는 대학을 입학한 것은 나에게 큰 기회를 준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만큼 나에게 큰 책임도 주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와서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관점을 바꿔서 내 학번 중에서 가장 암호학을 잘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는 나는 내가 노력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을 나에게 납득 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PS가 되었든, 해킹이 되었든 학점이 되었든, 게임이 되었든, 그림이 되었든, 점점 성장하는 삶을 사는 것이 나의 삶이 목적일 것이다.
- 시험 4일 전에 밤새 유튜브보고 신세를 한탄하며 쓴 글.
'잡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학, 인턴 12주, DEF CON. (2) | 2024.08.19 |
---|---|
휴학? (0) | 2024.04.24 |
암호학 올해의 목표 (0) | 2024.03.01 |
그냥 생각 (0) | 2024.02.27 |
Syllabus (0) | 2024.02.27 |